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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질병, 약학

새 연구: 바람이 농장 간 조류독감 확산의 원인일 가능성 제기

by Mia in June 2025. 2. 19.

조류독감의 감염 사례가 늘어가면서 달걀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68명의 감염 환자가 생긴 이후, 몇차례 돌연변이가 더 발생할시 기하급수적으로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장 간의 바람으로도 조류독감이 확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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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체코 공화국 정부 수의사들은 조류독감(H5N1) 발생 원인을 조사하던 중 의문스러운 사례에 직면했다.

고도로 병원성이 강한 H5N1 바이러스가 한 농장의 닭 무리를 급속도로 감염시키고 있었다. 해당 농장은 특수한 색상의 깃털과 알을 생산하는 육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보안이 철저한 시설이었다. 같은 회사가 소유한 인근 농장에서도 닭들이 감염되었다.

철저한 보안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감염

이들 농장은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자체 우물에서 공급받은 물을 필터링하여 사용했다. 닭장 내부에는 공기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대형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었고, 야생 동물의 침입을 차단하는 튼튼한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었다. 직원들은 집에서 닭을 키우는 것도 금지되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는 어떻게 농장 내부로 유입되었을까?

연구자들은 조사를 진행한 끝에, **"특정한 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바이러스가 바람을 타고 농장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결론으로 내렸다.

바람을 통한 조류독감 전파 가능성

일반적으로 H5N1 바이러스는 야생 조류의 배설물을 통해 농장으로 유입되는 것이 가장 흔한 감염 경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람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동물 인플루엔자 생태 연구 협력 센터를 이끄는 리처드 웹비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바람을 통해 이동할 가능성은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

웹비 박사는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도 최근 H5N1이 소 떼 사이에서 확산한 것이 바람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바람을 통한 전파가 곧바로 인간에게 더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 현재 동물을 감염시키는 H5N1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감염되기 쉽지 않다.
  •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퍼지더라도, 인간이 감염될 만큼 충분한 양이 도달할 가능성은 작다.

체코 농장 사례: 감염의 미스터리

체코 공화국의 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감염 경로의 단서를 제공한 것은 인근의 오리 사육 농장이었다.

이 오리 농장은 5만 마리의 오리를 사육하는 곳으로, 인근 호수에서 서식하는 야생 오리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문제가 된 닭 사육 농장은 완벽한 보안 시스템을 갖춘 시설이었다.

두 농장의 감염 패턴 차이

  • 오리 농장: 조류독감이 매우 빠르게 퍼짐 → 발병 첫날 800마리 폐사, 2일 후 5,000마리 폐사 → 2월 7~9일 전 마리 도살 처분
  • 닭 농장: 감염이 천천히 진행됨 → 닭들이 서서히 먹이를 덜 먹기 시작, 환기구 근처에서 폐사 발생 → 이후 전체 농장으로 확산

연구진이 오리 농장과 닭 농장에서 채취한 바이러스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오리 농장의 바이러스와 동일한 H5N1 변종이 닭 농장에서 발견되었다. 하지만 두 농장은 8km(약 5마일) 이상 떨어져 있었으며, 사람 간 접촉 경로도 확인되지 않았다.

날씨 분석 결과: "완벽한 전파 조건"

연구진은 감염이 발생한 주간의 날씨 데이터를 분석했다.

  • 바람: 서쪽에서 지속적으로 불었음 (오리 농장에서 닭 농장 방향)
  • 구름: 햇빛이 차단되어 바이러스 사멸을 막았음
  • 기온: 4~10℃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온도)

체코 국립 수의학 연구소(Kamil Sedlak 박사) 연구팀은 이 조건들이 맞물려 "바람을 통한 조류독감 전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결론 내렸다.

바람을 통한 감염, 더 많은 증거 필요

미네소타대학교 수의학 교수 몬트세 토레모렐 박사는 연구 결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연구진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득력 있는 가설을 제시했다고 본다."

그녀는 2015년 미국에서 발생한 조류독감 대유행 당시 닭 농장의 환기 시스템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대량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실제로 공기 중에서 얼마나 멀리 이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장 보호 대책: 공기 전파 가능성 고려해야

토레모렐 박사는 농장주들이 "공기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재 시행 중인 농장 출입 제한, 개인 보호 장비 착용 등의 조치를 유지
  • 닭장 및 축사 내 공기 필터링 시스템 도입 검토

그녀는 공기 전파 개념이 농장주들에게 "바람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줄 수 있지만, 이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네소타대학교 감염병 연구소의 마이클 오스터홈 박사도 H5N1이 바람을 통해 확산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는 전례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는 최근 H5N1 바이러스 항체를 보유한 채 발견된 세 명의 수의사 사례를 언급하며, 공기를 통한 저농도 감염이 일부 인간 감염 사례를 설명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 감염 위험은 낮지만, 공기 전파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https://edition.cnn.com/2025/02/18/health/wind-bird-flu-spread-study/index.html